히라이 스와 신사

히라이역에서 출발해서 산책하다 우연히 찾은 신사입니다. 스와 신사(諏訪神社)라는 곳인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특히 이곳에는 히라이 후지즈카(富士塚)라는 작은 인공 후지산과 역사 깊은 이나리 신사가 함께 있어서, 짧은 시간 안에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었어요. 전체적으로 평지에 자리잡고 있어서 마치 동네 공원 같은 편안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먼저 신사의 중심인 본전을 찾아갔어요. 10엔 동전을 정성스럽게 넣고 "부자 되게 해주세요"라고 속으로 빌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 주신이 건어명방신(타케미나카타노카미)이라고 하더라고요. 무사의 신이면서 동시에 재복과 풍요를 관장하는 신이라니, 제 기원이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내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바로 히라이 후지즈카입니다. 실제 후지산에 오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만든 모형 후지산인데, 일본 전국에 약 800개 정도가 있다고 하니 정말 놀랍죠.

이곳의 후지즈카는 1920년대에 지역 신앙단체인 '마루보시코(丸星講)'에서 조성했다고 해요. 실제로 보면 산이라기보다는 돌로 쌓아 올린 작은 계단 언덕 같은 느낌이며 중간에는 작은 신사도 자리하고 있어서 후지신앙(富士信仰)의 흔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후지즈카 바로 옆에는 이나리 신사가 있는데, 원래 이 건물이 스와 신사의 본전(本殿)이었다고 합니다.

1843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1969년 새로운 본전이 건립되면서 현재 자리로 이전되었고, 지금은 이나리 신사로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어요. 붉은 외벽과 정교한 목조 조각이 세월의 흔적과 함께 잘 보존되어 있어서, 사진을 찍어도 정말 멋지게 나와요. 현재는 에도가와구 지정 유형 문화재로도 등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신사 입구에 있는 이 물은 마시는 용도가 아니라 손과 입을 씻는 정화용입니다. 일본 신사에서는 참배 전에 이 물로 손과 입을 정화하는 '테미즈야(手水舎)' 예절이 있는데 마시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마시는 물은 아니니 마시지 않는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