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와 라면
작성자: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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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라면은 제 삶의 일부였습니다. 학교 급식은 점심 한 끼만 제공되었고, 방학 중에는 그것조차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기능생들을 위해 제공하던 공짜 라면은 제 하루를 버티게 해준 중요한 식사였습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했기에 새벽에 아침으로 라면을 먹었고, 오후 9시나 10시에 하교한 뒤 저녁으로도 라면을 먹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라면 자체는 맛있게 먹었지만, 학교에서 제공하던 전기 버너가 고장 난 이후부터는 조리가 쉽지 않았습니다. 전기포트로 물을 끓여 라면 뚜껑을 덮고 익혀 먹는 뽀글이 방식은 간편했지만, 제대로 조리된 라면과는 비교할 수 없었죠. 매번 그렇게 라면을 먹으며 느꼈던 고단함과 아쉬움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에 남습니다.
졸업 후에는 라면을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만큼 질려 있었습니다. 몇 년간 라면에 손도 대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20대 중반이 되면서 간단하게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을 다시 먹게되었습니다.